이라부섬 사라하마에는 음력 가을이 되면 섬의 공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며칠이 있습니다. 미야코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 제례 '먀쿠즈츠'가 열리는 기간입니다. 여행 가이드북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지만, 현지에서는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이 행사를 처음 알게 된 건 사라하마의 한 식당 사장님과 나눈 사소한 대화 덕분이었습니다. "이번 축제 기간에는 길이 막히니 조심하세요"라는 말을 듣고서야 '축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죠. 여행객을 위한 정보가 적은 만큼 모르고 방문하면 당황할 수도 있지만, 미리 알고 있으면 섬의 문화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먀쿠즈츠를 중심으로 이라부섬 사라하마에 전해지는 연중행사를 시기별로 정리했습니다. 관광객이 어디까지 견학할 수 있는지, 매너로 무엇을 알아둬야 하는지도 확인된 범위 내에서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 이라부섬 사라하마의 연중행사 캘린더
- 먀쿠즈츠란 무엇인가, 사라하마와 이케마섬의 계보
- 견학 매너와 관광객이 들어갈 수 있는 범위
- 주로쿠니치사이·하리 등 그 밖의 행사
이라부섬 사라하마의 연중행사 캘린더
먼저 이라부섬 사라하마에 전해지는 주요 행사를 시기순으로 정리했습니다. 모두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행사라 양력 날짜는 해마다 달라집니다. 표의 날짜는 참고용이니 방문 전에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하세요.
| 행사명 | 시기(음력) | 양력 기준 | 관광객 견학 |
|---|---|---|---|
| 주로쿠니치사이(옛 16일제) | 음력 1월 16일 | 2~3월경(2026년은 3월 4일) | 불가(각 가정의 사적인 행사) |
| 하리(바다신제) | 음력 5월 4일(육카누히) | 6월경(2026년은 6월 18일) | 가능(사라하마 어항이 미야코지마 최대 규모 행사장) |
| 오본(음력 백중) | 음력 7월 13~15일 | 8월경(2026년은 8월 25~27일) | 지역·마을에 따라 차이 |
| 먀쿠즈츠 | 음력 8~9월 갑오일부터 4일간 | 9월경(2025년은 9월 22일 개막) | 일부 가능(신성한 제례이므로 배려 필요) |
※음력 행사의 양력 날짜는 해마다 달라집니다. 2026년 이후의 정확한 일정은 방문 전에 미야코지마시 관광협회나 지역 관광 정보를 통해 확인하세요.
왜 양력 날짜가 고정되지 않는지 궁금한 분도 있을 겁니다. 오키나와·미야코 제도의 전통 행사 대부분은 태음태양력(음력)을 기준으로 날짜가 정해집니다. 지금 쓰는 양력과는 해마다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작년에 9월이었으니 올해도 9월이겠지'라고 단정하면 위험합니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그 해의 정확한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수고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먀쿠즈츠란ㅣ사라하마와 이케마섬에 전해지는 '미야코의 남자 축제'
먀쿠즈츠는 음력 8월·9월의 갑오일부터 나흘 동안, '무투'라 불리는 성소를 중심으로 치러지는 전통 제례입니다. 오곡풍요와 자손번영을 기원하는 행사로, 미야코지마시 지정 문화재로는 사라하마 지구·이케마섬 지구·히라라 니시하라 지구까지 세 지역에서 열립니다. 이라부섬에서는 사라하마가 이 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전해집니다. 하나는 나카호야의 이케마 지역 유력자가 세금(인두세)을 완납한 포상으로 축제를 내려주었다는 설입니다. 다른 하나는 외동을 잃은 부모가 그 슬픔 속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현세를 즐겁게 살고자 시작했다는 설입니다. 전자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축제는 나흘로 구성되며, 첫날을 '아라비', 둘째 날을 '은나카누히', 셋째 날을 '아토누히', 마지막 날을 '부토이비'라 부릅니다. 이 기간 사라하마 주민들은 다 함께 무투에 모여 기도와 춤을 올립니다.
쿠이차라 불리는 춤도 이 행사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원래는 기우제나 풍년을 기원하는 춤이지만, 먀쿠즈츠에서는 특히 남성이 중심이 되어 춤을 추기 때문에 '미야코의 남자 축제'라고도 불립니다. 도시의 관광 이벤트와는 전혀 다른,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라하마는 사라하마 어항 소개 글에서도 다뤘듯이, 가다랑어잡이로 번성한 어촌입니다. 바다와 함께 살아온 마을이기에 이런 제례가 지금도 소중히 이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섬의 더 깊은 역사적 배경은 이라부섬의 역사를 다룬 글도 참고가 됩니다.
견학 매너·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범위
여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먀쿠즈츠는 관광 이벤트가 아니라 신성한 제례입니다. 견학할 때는 경의를 갖고 현지 주민의 안내에 따라주세요. 상황에 따라 촬영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미야코지마시의 문화재 소개 페이지에도 사라하마 먀쿠즈츠의 유래와 구성은 자세히 나와 있지만, 관광객의 견학·참여 가능 여부를 명확히 밝힌 내용은 없었습니다. 즉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공식 행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지역의 제례에 '조심스럽게 양해를 구하며 참관한다'는 자세가 기본이 됩니다.
구체적으로 주의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해봅니다.
- 신성한 의식의 자리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기: 무투 등 성소 출입은 삼가세요
- 큰 소리·화려한 옷차림 피하기: 지역 주민의 기도의 자리임을 잊지 마세요
- 촬영은 반드시 확인 후에: 제한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임의로 촬영하지 마세요
- 도로 혼잡·교통 통제에 유의: 제례 기간에는 마을 도로가 붐빌 수 있습니다
- 현지 주민의 안내에 순순히 따르기: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말을 들으면 그대로 발길을 돌리세요
솔직히 이 글을 쓰기 위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쉽게 관광 자원으로 소개해도 되는 행사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렇기에 호기심만으로 다가가기보다, 지역 생활의 일부로서 조용히 경의를 표하는 방문자가 되고 싶습니다.
여행사의 패키지 투어에 포함될 만한 행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식으로 다뤄지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이 행사가 얼마나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주로쿠니치사이ㅣ'저세상의 설날'에 마을이 고요해지는 날
주로쿠니치사이는 음력 1월 16일에 열리는, 미야코지마에서 '저세상의 설날'이라 불리는 행사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설날이 음력 1월 1일이라면, 세상을 떠난 조상의 설날은 음력 1월 16일이라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날 일족은 몬추바카(문중묘)에 모여 찬합 요리와 과일, 과자, 아와모리 등을 무덤 앞에 올립니다. 우치카비(종이돈)를 태워 조상에게 돈을 전하고 향을 피우는 것이 기본적인 순서입니다. 섬 밖에 사는 가족도 이날을 위해 귀향하는 경우가 많아, 그 귀향률이 오본이나 설날보다 높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는 아닙니다. 각 가정의 사적인 행사이다 보니 이날은 음식점이나 상점이 문을 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묘지 주변에서의 사진 촬영은 삼가주세요. 일정을 짤 때 이 시기에 이라부섬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가게 휴무에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래에 대해서는, 류큐 왕부를 섬기던 신하가 설날부터 15일까지 슈리성에서 일하다가 16일에야 겨우 고향으로 돌아갔더니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떠나 있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력하게 전해집니다. 살아있는 가족과 함께 설을 보내지 못했던 이들이 '적어도 저세상의 설날만큼은 조상과 함께'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행사라고 생각하면, 조금 애틋한 기분이 듭니다.
오본·하리 등 그 밖의 행사
하리(바다신제)ㅣ사라하마 어항이 미야코지마 최대 규모
음력 5월 4일(육카누히라 불리는 날)에 섬 곳곳의 어항에서 일제히 열리는 행사가 하리(바다신제)입니다. 한 해의 항해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전통 행사로, '사바니'라 불리는 오키나와의 전통 목조 배를 오직 사람의 힘만으로 저어 겨루는 경주가 펼쳐집니다. 엔진을 쓰지 않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직선 레이스는 박력이 넘칩니다.
미야코지마에서는 12곳이 넘는 어항에서 동시에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이라부섬의 사라하마 어항이 미야코지마 지역 최대 규모의 행사장으로 꼽힙니다. 가다랑어 외줄낚시로 유명한 사라하마 어부들이 진지하게 노를 젓는 경주는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어부팀, 기업팀, 부인회, 어린이부까지 다양한 팀이 참가하는 마을 전체의 대항전입니다.
이 행사는 먀쿠즈츠나 주로쿠니치사이와 달리 관광객이 편하게 구경할 수 있는 행사입니다. 탁 트인 어항에서 열리는 경주이므로 응원까지 포함해 즐길 수 있다고 봐도 좋습니다.
오본ㅣ조상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사흘
오키나와 전역의 오본은 음력 7월 13일부터 15일에 걸쳐 열립니다. 첫날 조상의 영혼을 맞이하고 중간 날을 거쳐 마지막 날에 배웅하는 사흘간의 행사입니다. 오키나와 본섬에서는 '에이사(전통 춤 퍼레이드)'로 잘 알려져 있지만, 미야코지마·이라부섬에서 오본을 보내는 구체적인 방식은 마을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오본 시기에 이라부섬을 방문할 때도 주로쿠니치사이와 마찬가지로, 지역 행사를 우선하는 가정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관광을 목적으로 일정을 짜더라도 섬의 생활 리듬에 맞춰가는 유연함이 있으면 여행 자체가 한층 깊이 있는 것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먀쿠즈츠는 언제 견학할 수 있나요?
A. 음력 8월·9월의 갑오일부터 나흘간입니다. 양력 날짜는 해마다 달라지며, 2025년에는 9월 22일에 시작했습니다. 방문을 고려 중이라면 그 해의 일정을 미리 확인하세요.
Q. 관광객도 먀쿠즈츠를 견학할 수 있나요?
A. 일부는 견학할 수 있지만, 신성한 제례라는 점을 잊지 말고 경의를 갖고 현지 주민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촬영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관광 안내가 이루어지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고, 조용히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주로쿠니치사이 시기에 이라부섬을 방문해도 괜찮나요?
A. 방문하는 것 자체는 문제없지만, 음식점이나 상점이 쉬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이날은 각 가정의 사적인 행사이므로 묘지 주변에서의 견학이나 촬영은 삼가야 합니다.
Q. 하리는 관광객도 즐길 수 있나요?
A.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사라하마 어항은 미야코지마 최대 규모의 하리 행사장으로, 사바니 배의 경주를 가까이에서 관전할 수 있습니다. 제례의 성격이 강한 먀쿠즈츠나 주로쿠니치사이와 달리 응원까지 포함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행사입니다.
Q. 이라부섬의 연중행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미야코지마시의 문화재 소개 페이지나 미야코지마시 관광협회 공식 사이트에 행사별 상세 정보가 게재되어 있습니다. 방문 직전에는 반드시 최신 일정을 확인하세요.
행사와 마을을 이어 걷다ㅣ사라하마와 시모지섬의 기억

먀쿠즈츠나 하리 같은 행사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그 땅에 쌓여온 역사 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사라하마는 원래 이케마섬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세운 마을로 전해지며, 먀쿠즈츠가 이케마섬·사라하마·히라라 니시하라 세 지구에서 열리는 것도 그 계보의 연결을 보여줍니다.
행사 시기에 방문하지 않아도 마을을 걷는 것만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라부섬 마을 산책 글에서는 사라하마를 포함한 마을 골목과 성소의 분위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례 시기가 아니더라도 고요한 골목을 걸으며 그곳에 쌓여온 시간을 상상해보는 것도 이라부섬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웃한 시모지섬에도 독자적인 역사가 쌓여 있습니다. 행사의 주체는 사라하마(이라부섬 쪽)이지만, 이라부섬과 시모지섬은 다리 하나로 이어진 하나의 권역으로 걸어왔습니다. 시모지섬의 역사를 다룬 글도 함께 읽으면 섬 전체의 형성 과정이 더 입체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정리ㅣ행사 시기를 알면 섬이 다르게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라부섬 사라하마의 연중행사를 다시 한번 정리해봅니다.
- 주로쿠니치사이(음력 1월 16일): 저세상의 설날. 관광객 참여 불가, 가게 휴무 유의
- 하리(음력 5월 4일): 사라하마 어항이 미야코지마 최대 규모. 관광객도 즐길 수 있음
- 오본(음력 7월 13~15일): 지역에 따라 풍습 차이 있음
- 먀쿠즈츠(음력 8~9월 갑오일부터 나흘간): 신성한 제례. 경의를 갖고 견학할 것
여행 가이드에는 잘 실리지 않는 정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행사 시기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라부섬이라는 섬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아름다운 해변과 절경뿐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의 흐름을 느껴보는 것. 그것도 이 섬을 찾는 가치 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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